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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전병금 목사
한복협  2009-07-14 12:29:22, 조회 : 4,883, 추천 : 1307

KNCC와 한기총에 바란다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구을 꼽으라 한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KNCC’와 ‘한기총’을 꼽을 수 있다. 오랜 전통을 가진 KNCC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도하면서 급변하는 시대마다, 복음을 통하여 사회를 선도하여왔다. 특히 7․80년대 군부독재정권 하에서 민중의 인권과 생존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을 때, KNCC의 예언자적인 목소리는 잠자는 시대의 양심을 깨우는 유일한 외침이었다. 감옥에 가는 것조차 서슴지 않으며 구약의 예언자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이들의 용기는 그 시대에 교회가 살아있음을 국내외에 천명한 일대 사건이었다. 또한 1988년, 냉전체제로 분단의 문제에 대해 모두들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때, KNCC는 ‘평화통일에 대한 한국기독교 선언’을 통하여 통일 논의의 물꼬를 트며 우리 민족의 역사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역사의 중심을 걸어 온 KNCC의 여정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인권을 탄압하는 정부의 규제와 억압은 말할 것도 없고, 형제 교회들 조차도 KNCC를 “좌경용공”이니 “정치참여”니 하면서 따가운 눈총과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KNCC의 이런 에큐메니칼적 선교활동은 이 나라의 민주화와 민중의 생존권 보장, 그리고 평화통일 문제에 있어서 획기적인 이정표를 마련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남북간의 화해와 공존의 토대를 마련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을 KNCC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의 민주화운동, 민중 생존권 운동, 평화통일 운동이 거의 KNCC의 활동에 기인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편 한기총은 한국교회 가운데 보수적인 교회와 중도적인 교회의 연합체로써 최근에 두드러진 활동으로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기총은 KNCC와는 다르게 예언자적인 외침 보다는 제사장적인 섬김과 나눔, 봉사와 선교, 그리고 연합과 일치에 있어서 한국 교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북한 동포의 굶주림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비롯한 경제적 원조에 발벗고 나섰고, 국내적으로도 국민들이 각종 재난에 직면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예수의 사랑을 직접 보여준 한기총의 헌신이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여 주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두 연합기구가 각기 주어진 상황에서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위상을 높여온 과정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이 두 기구가 서로 연합하여 더 큰 하나님의 일들을 감당하기를 염원해왔다. 그리고 상당부분 두 기구의 연합논의가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KNCC와 한기총의 연합과 일치운동이 불혐화음을 내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사회적인 교회의 두 가지 역할을 잘 감당해 온 KNCC와 한기총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욱 이바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만큼 그 실망감도 비례하기 때문이다. 두 기구의 연합과 이로 인한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한 연합과 일치는 단지 시대적인 요구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바라시는 바임을 속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에 그동안 KNCC와 한기총이 보여준 성과를 평가절하 시킬 수도 있는, 두 기구의 한계에 대해 한국 교회의 바램을 고언드리려고 한다.

1. KNCC에 바란다

1) KNCC에 대한 가장 큰 평가는 전술한 바와 같이, 암울했던 7․80년대에 있었던 예언자적 외침이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로 이러한 예언자 운동이 중단내지는 퇴보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하던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등의 집권과 함께 KNCC 인사들 또한 직간접적으로 정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인 듯 하다. 물론 교회는 필요에 따라 정부의 ‘선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다윗과 나단 선지자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권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고, 백성들을 곤고하게 할 때, 교회는 선지자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협력과 긴장관계의 조율능력을 상실한 채, 협력 파트너 혹은 산하단체의 역할만 감당한다면 ‘정권의 시녀’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시대에서나 교회는 그 시대의 예언자이다. 예언자가 있어야 할 자리는 화려한 왕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광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2000년도부터 한국교회는 “하나의 연합기구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는 다름아닌 KNCC와 한기총과의 연합 논의이다.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매우 비중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상이한 의견을 표명함으로써 결집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일반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교회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견인해 낼 수 있는 하나의 연합기구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KNCC의 일부 인사들은 성격이 다른 두 기구의 연합을 통해  7․80년대 예언자적인 운동의 흐름이 희석되어 버릴 것으로 우려하여 이러한 논의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교회가 하나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리는 누를 범하는 것이다. KNCC는 90년대 이후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 지도자들도 성서의 예언자적 전통을 찾고자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KNCC는 열린마음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감싸 안아 그동안 전통과 이념으로 갈라진 한국 교회를 아우르고 겸손하게 하나의 연합운동체를 구성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3) 여전히 KNCC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한기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한미동맹, 북한과의 관계, 사형제도 문제, 사학법 문제 등 사안마다 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거리감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는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과연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의지가 있다면 먼저 대화의 자리에 나서야 한다. KNCC와 한기총이 진지하게 대화에 나선다면 공통점을 못 찾을 것이 없다고 본다. 사회문제에 있어서도 대립각을 세우기 이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대화와 토론으로 하나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진지한 노력이 있을 때 우리 모두가 목적하는 복음선교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2. 한기총에 바란다.

1) 한기총에 바라는 바 또한 KNCC에 바라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첨예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한기총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기 전에, 사회적 합의와 여론수렴의 과정을 거쳐  KNCC와 대화로 풀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한기총은 북한 인권문제, 한미관계, 북미관계, 사형제 문제, 사학법 문제 등에 대해  KNCC와 현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모든 문제가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나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교회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신앙 고백과 양립할 수 없을 것이다. 큰 시각차이를 갖는 사안일수록 대화와 토론으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 냉전 시대가 지난 이후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그동안 소모적인 논쟁을 통해 사분 오열된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교회의 분열을 통해 전체적인 교회성장이 도모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교회가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어야 한다는 신앙적 진리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몸의 각 지체가 자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함과 동시에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는 것처럼, 한국교회도 연합과 일치를 향해 끝까지 인내하며 나가야 할 것이다. 2000년도부터 일어난 한기총과 KNCC 의 통합 문제에 한기총에서 적극성을 보이면서 끝까지 참고 KNCC를 설득해 가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한기총은 KNCC와의 연합문제에 인내심을 가지고 견인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의 양대 연합기구를 하나로 묶는 것은 일부에서 반발하는 것처럼 기계적 통합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다른 지체를 인정하며 하나님의 몸인 교회를 건강하게 다시 세우는 운동이다. 점차 사회적 공신력과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한국 교회에서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로마서에 나타난 바울의 선교비전은 스페인 선교였다. 그러나 로마교회의 분쟁이 발생하자 바울은 스페인 선교를 연기하면서까지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였다(롬 15:28). 바울은 그가 생명을 걸고 나선 선교일정을 늦추면서까지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바울의 태도가 우리에게 암시하는 바는 적지 않다. 우리는 한국 교회가 하나되는 연합과 일치를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 보수와 진보의 신앙으로 현상유지를 주장해서는 안된다.

3) 일부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교회 연합체란 가톨릭 교회처럼 단일 교회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각 교단의 교리와 신학을 존중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선교와 봉사와 섬김과 나눔에서 함께 협력하며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남북교류도 스포츠, 예술, 문화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해 온 것처럼, 한국교회 또한 “하나의 연합기구”를 이루기 위해 먼저 “봉사와 선교”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연합과 일치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Christian aid”와 세계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연합기구인 독일의 “Bread for the World”의 활동은 봉사와 선교분야에서 서로 연합할 때 결집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형제요 자매라고 고백하는 교회가 이러한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국 교회는 어떤 방법으로든 하나가 되어 함께 복음 선교에 나서야 한다. 한기총에서는 이 일에 전력을 기울여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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